
강다은(한양대), 김경민(중앙대), 이해솔(동국대), 황윤주(고려대)
현문대를 통한 <70완완> 결성 후기!
글쓴 이 : 이해솔
7월이다. 1년의 절반 이상이 넘어갔다. 스터디도 진도를 절반 정도 나간 시점이어서 기념으로 첫 회식을 했다. 지원금을 당겨 받았다고 생각하고, “옛다!” 하고 감자탕 ‘대’ 자에 볶음밥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우리 스터디 이름은 <70완완>이다. 1970년대 박완서 작품을 완독하자 는 의미의 스터디그룹 명이다. 올초 현대문학자학회를 통해 결성된 스터디이다. 현문대 <만남의 광장> 팀에서 스터디 결성을 도와주고 홍보까지 해준다고 하는 홍보 게시물을 보고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관심있는 연구자 선생님들을 정말로 만날 수 있을까? 읽고 싶은 책을 함께 읽을 사람들을 모으려던 생각에서 주객이 전도돼서 어떻게 하면 스터디원을 모을 수 있을지로 생각이 옮겨갔다. 그래서 넓게 전후문학으로 키워드를 잡으면 타깃층을 넓힐 수 있을까도 고민했다. 그러다가 결국 내 뚝심을 밀고 나가기로 했다. 나는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그것도 초기작을 깊게 파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구체적인 주제와 범위에 관심을 보일 선생님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홍보가 시작되었다. 학회장에 가니 튼튼한 재질의 커다랗고 예쁜 포스터가 널따란 공간에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었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까부터 해서 관심을 보인다면 내가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까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렇게 네 분의 스터디원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었다. 삼월에 첫 모임을 박완서의 데뷔작 <나목>으로 진행했다. 네 분의 선생님은 모두 각양각색의 학문적 배경을 가지신 분들이었지만 박완서에 관한 애정에 있어서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품고 계셨다. 박완서를 좋아하는 이유, 박완서의 어디에 주목하는지 등은 조금씩 달랐기에 박완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려는 이유를 설명할 때 우리는 말이 더 많아지고 더 빨라졌다. <나목>에 관해 각자 써온 발제문을 나누어 읽고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그 누구도 격양된 어조를 숨기지 않았다. 놀라웠던 것은 우리가 서로의 분석이나 관점에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전혀 다른 것들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함께 공부하는 일의 장점은 “같은 것을 좋아하는 기쁨”에 그치지 않는다.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것을 함께 하면 해낼 수 있다는 사실도 큰 장점이다. 나는 박완서를 연구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박완서를 대표작 위주로만 접근했었다. 그런데 박완서의 작품세계를 1970년대의 작품세계로 제한하고 시간순으로 박완서의 작품을 읽어 나가니까 작품을 개별적으로 똑 떼어놓고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감각의 외연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박완서가 어떤 감각과 인식 속에서 작품세계를 확장해 나갔는지도 상상으로나마 감각 할 수 있기도 했다.
7월 스터디는 <도시의 흉년>으로 진행했는데, 완전 ‘도파민팡팡 에블바디 렛츠고파티’ 였다. 통속소설, 세태소설로 분류되는 <도시의 흉년>은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의 측면에서도 당시에 굉장히 각광 받았던 작품인데, 왜 지금은 그만한 주목을 받지 못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글거리는 용광로같은 뜨거운 소설이었다. 연구가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걸까? 조금은 머리도 아프고 가슴도 막혀야 하는 거 아닌가? 무안한 느낌이 들 정도로 들뜬 상태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나날이 행복감이 고공행진하는 스터디를 진행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다른 학술교류회를 통해 뵙게 된 선생님 두 분이 우리 스터디를 알게 되어 합류하는 경사까지 벌어졌다.
제5회 현문대에서도 <만남의 광장>팀이 꾸려지고 스터디를 모집하고 홍보하는 것을 “대행”해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정말 많은 연구자들이 엇갈리던 주파수가 맞아,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한마음 한뜻이 되어 새로운 학문적 지평이 열리는, 신명 나는 스터디들이 많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스터디가 그런 것처럼! 공부하는 게 고독하고 외롭다? 그건 공부의 성정이 그런 것이 아니다! 아직 동료를 찾지 못한 것일 뿐! 공부가 고독하다면 현문대를 찾으시오!
스터디장의 잡설은 이만 마치고 스터디원들의 반 분기 동안 스터디에 참여한 후기를 아래에 싣도로 하겠다.
강다은: 명석하고 섬세한 스터디장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공부를 이어나가고 있음. 박완서 전집 읽기라는 주목적 외에 다양한 학교에 소속된 대학원생끼리 정보도 교류하고 친목도 도모할 수 있어 좋음. 현문대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모일 일이 절대 없었을 것 같아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 현문대 최고
황윤주: 인연은 만나게 된다고 하던가. 박완서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반자를 찾던 중 절묘한 시기에 만났다. 책상 앞에서 골머리를 앓던 시간을 지나 서로가 머리를 맞대는 시간도 어느덧 반년째. 혼자였으면 고민했을 문제도 함께하면 실마리가 보인다. 소중한 인연을 이어준 현문대, 세미나를 위해서라면 언제나 솔선수범 나서주시는 세미나장님, 그리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아낌 없이 보여주시는 동학 선생님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이 만남이 이어져 꾸준히 정진하는 시간이 되기를!
김경민: 박완서의 작품을 박완서 덕후들과 함께 신나게 읽고 있습니다. 같은 작품을 읽고도 매번 새로운 이야기가 쏟아지고, 공부를 한다기보다 다 같이 즐겁게 덕질하는 기분이 들 때가 많습니다. 작품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대학원생들과 연구와 문학 공부에 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큰 기쁨이자 힘이 됩니다. 이런 좋은 스터디를 가능하게 해준 현문대에 감사하고, 우리를 한자리에 모아준 스터디장에게도 정말정말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즐겁게 과몰입하며 끝까지 완독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