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의 Vlog 📹 : 읽고 쓰고 산책하라 🏃♂️🏃♀️➡🤸♀️

정규직 임용에 정설은 없다. 아니 정정: S대의 Male이라는 것 빼고는 없다. 될놈될이라고는 해도 별의별 협잡 음모 루머 개뻥 시기 질투가 난무하는 상황은 아 어쩜 몰라 나도 혹시?를 생각하게 만든다.
자, 우리 HK사업단은 앞으로 2명의 HK교수를 더 뽑습니다. 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HK연구교수들은 내부승진이라는 한 가닥 희망에 올인한다. 그게 만악의 근원이다. 아 그꺄이꺼 정규직 안하면 그만 아님? 그런 개소리를 하면 능지를 의심해야 한다. 교수와 비정규직 연구자 사이의 차이는 현대차 정규직과 파견업체 직원과의 차이보다 100배는 더 크다. 구조화된 모멸과 그렇게 공부 많이 한 사람들이 권위주의에 무력한 모습들은 자괴감 MAX OVERLOAD로 도래한다.
HK사업단 내부는 언제나 쇼케이스거나 서커스이다. 한마디라도 학문적인 것처럼 멋있게 말해야 하고, 저는 욕심없어요 라고 하면서도 윗사람이 나를 좋게 봐줬으면 하면서 미친 듯이 일한다. 라이벌은 있다면, 보인다면 견제해야 한다. 고기를 굽지 않는 신인은 애초에 라이벌로 생각도 안했지만 그래도 싹은 미리 잘라놓으면 좋다.
잘하는 사람은 언제나 튄다. 어떤 사람이 눈에 띄냐면 아카데믹 트렌드를 패스트하게 캐치해서 코리안으로 패러프레이즈 해주는 사람이다. 박사학위를 딴 사람들은 다 자기 전문분야가 있고 문학연구자뿐만 아니라 인문학이 다 모이는 HK에는 정말 별의별 전공의 사람들이 모인다. 다들 남의 분야는 깊이 알기 어렵기 때문에 사업단장이나 대학본부의 높은 분 오셨을 때 멋있게 말하는 사람이 아무래도 앞서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보이는 데서 말 잘하는 사람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대통령 국정보고에서 숫자를 줄줄이 읊던 그 아저씨도 칭찬을 많이 받지 않았더냐. 나중에 보니 세부숫자는 틀린 게 많았더라지만.

개같이 열심히 일하고 똑똑한 모습도 보여주고 연차보고서 쓸 때는 밤샘은 기본이고 세수만 하고 다시 들어오는 그런 멋진 나☆는 곧 정규직이 될 것이다라는 마음이 없으면 여간해서 버틸 수가 없다. 좋게 말해 내부정치지 남 뒷담화 까고 다니는 것도 다만 그 의지에서 비롯된다. 어지간하면 인문학 박사까지 한 사람들은 약간은 해탈한 경지의 경험이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뭔가에 씌이고 원래라면 안할 짓 못할 짓을 한다.
그렇게 HK사업단에서 일년의 시간이 흐른다. 일년이 지나면 무엇을 하는 줄 아는가? 재계약이 아니다. 계약 종료 후 신규임용이다. 서류상 신규임용인가? 노노, 서류심사하고 면접심사 있으니 프리젠테이션 준비해 오세요. 어제까지 같이 구르던것처럼 느껴지던 HK교수님들이 심사위원으로 들어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엄격한 위계를 다시 상기시켜주시네요. 나의 굽신굽신과 충성심을 아낌없이 보여드려야 연구교수라도 계속 얻어서 할 수 있다.
일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다. 어느덧 정규직을 뽑는다. 서두에 임용에 정설은 없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참으로 그렇다. 그렇게 똑똑하고 그렇게 논문 많이 쓰고 그렇게 일 잘하던 연구교수들 중 하나도 서류통과 안 시켜주더라. 단장님이 뽑고 싶은 분 총장님이 뽑고 싶은 분 이사회에서 뽑고 싶은 분 중에 연구교수들은 없더라.
더 나쁜 후일담은, 그렇게 서류통과 안된 연구교수들은 다시는 연구소에 안나왔다는 것이다. 안나올 수도 있는데 그럼 그 더럽게 많은 일들은 또 누가 하나요? 도망치지 못한 연구교수들이 한다.
ㅋ
ㅋ
ㅋㅋㅋ
(다음 편에 계속)

공모 부문: 연구자 망생일기
작성자 : 김강사